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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과 생활/도쿄맛집

요코하마와 규나베 - 음식점 추천 '아라이야' 스키야키의 원조 '규나베'

by 하네다상 2021. 9. 15.

지인이 한국으로 돌아간다고해서 요코하마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메뉴는 요코하마 대표메뉴 '규나베'. '사쿠라기초 역'에서 걸어 10분정도이니 접근성도 좋다. 말해 뭐해. 바로 콜이지.

 

그럼 이번엔 요코하마 역사와 맛을 보러 규나베를 먹으러 가 볼까!?

 

목차


    규나베란?

    일본어로 소 우(牛)란 한자는 규-(ぎゅう)라고 읽힌다. 나베는 휴게소에서 휴게소에서 익히 만났던 김치나베우동... 이 아니라 냄비라는 뜻이다.  노구솥 과(鍋)라는 한자를 쓴다. 그렇다면 이 음식은 소 전골요리 쯤일까?

    실은 우리가 익히아는 스키야키와 매우 비슷하다. 미식가이시거나 일본요리 전문가라면 그 둘의 차이를 구분할 지도 모르겠지만 구분이 쉽지 않다. "얇게 썬 소고기를 설탕과 간장을 이용해 간을 한다는 점"이 비슷해서 내게는 같은 요리이다. 

    규나베 역사 이야기 - 일본요리가 짠 이유?

    여행지에서 식당을 고를 때, 꼭 그 지역 명물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어디에 가면 이걸 먹어야해!'라는 말은 여행지에서의 식사 결정을 훨씬 쉽게 해 준다. 요코하마에서 규나베는 그런 음식이다. 한때는 일본도 조선의 쇄국정책만큼 서구 문물에 단단하게 빗장을 걸어잠구었던 시기가 있었다. 나가사키항에 처음으로 도달했던 외국인 선교사들만 찔끔찔끔 받아들이다가 그 유명한 '쿠로후네 사건(1853)'이 계기가 되어, 요코하마항을 통해 서구 문물을 처음엔 억지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당시 일본은 675년 덴무덴노*가 내렸던 '육식금지령'을 1200년 간 지켜오고 있었는데. 서구 문물이 들어오며 그것이 깨지고(1868) 먹기 시작한 대표적인 고기요리. 고기요리에 익숙치 않았던 일본인들이 원래 사용하던 된장, 간장등으로 간을 해 고기 요리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어 육식이 대중적으로 퍼지는데 한 몫 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그 때문일까 일본에서 고기나 내장요리를 먹으면 정말 간이 지독하게 센 경우가 많다. 우리가 고기요리할 때 꼭 마늘을 넣는 것 처럼 간장을 퍼붓... 당시 사람들도 고기의 익숙하지 않은 냄새를 간장으로 가리려고 했던 것일까? 전반적으로 고기요리가 간이 세다는 인상을 받았다.


    1세대 규나베 집 '아라이야'

    요코하마에서 이 가게가 유명한 이유는 1세대 규나베집, 즉 '원조'이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는 가게를 세우는 과정부터 점차 입지를 넓혀가는 이야기까지 적혀있어, 일본의 육식 생활의 정착의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출처: 아라이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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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석 요약>

     

    '요코하마개항당시에는 아직 소고기식습관이 정착하지 않았으나, 메이지 4년(1871)에 메이지천황이 직접 소고기를 드신 것을 계기로 한 번에 붐이 되었다. 우선 고급요리점에 먼저보급되었고 (생략) 소고기 중에서도 다루기어렵거나 모양이 균일하지 않은 부위를 사용하여 저렴한 가격의 소고기요리를 제공하는 서민적인 규나베가게가 유행하게된다. '아라이야'도 그런 가게중 하나였다.


    규나베 아라이야 반코쿠바시 점(牛鍋処 荒井屋 万国橋店) 방문 후기 

    3300엔 규나베 특선정식

    접근성

    -미나토미라이선 바샤미치역(馬車道駅) 도보 3분거리

    -JR사쿠라기쵸역(桜木町) 도보 12분거리 

    점포 입구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 분위기가 좋다

    가격과 구성

    런치특선인 1500엔 안팎의 메뉴도 있었지만, 지인의 귀국 겸 함께한 식사여서 좋은 고기로 선택했다. 추천메뉴중 3300엔의 고급정식이 있어 이것으로 선택했는데, 절임야채(오싱코)와 소고기 장조림(츠쿠다니), 그리고 제철 야채의... 이름 까먹음. 깔끔하니 맛잇었는데. 여튼 규나베와 함께 나옴.

    제철 야채의 차가운 반찬(?) 이름을 까먹었다
    런치 규나베정식의(3300엔) 육질

    공간과 응대

    내가 간 곳은 본점이 아니라 때문에 세월의 흔적을 느낄만한 포인트는 없었다. 하지만 나무로 이어진 입구는 왜인지 기분좋게 해 준다. 입구에서 나무로 만들어진 직각의 공간의 통로를 지나가면 식당 내부가 나온다. 다다미로 돼 있는 바닥. 신발 벗고 들어간다. 개별실도 있는 것 같은데 들어가보진 못했다. 묵직한 나무테이블과 의자덕일까 굉장히 고급진 느낌. 한국에서 이런 전골 점심에 3300엔 내고 먹는 건 사치일 진 모르겠다. 일본에서 스키야키는 역사와는 다르게(?) 고급진 음식 취급을 받는다. 그게 만약 어느 특정 지역의 브랜드 고기를 썼을 땐 더욱 그렇고.

     

    아라이야는 그들이 지켜온 세월만큼의 무게감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차가 비면 그걸 어디서 보셨는지 챙겨주시고, 점원분들은 모두 친절하다. 뭐랄까... 다소곳한 느낌(?)으로 대해주셨다. 1500엔 런치 특선은 못 먹어 봤지만... 담엔꼭 먹어보고싶다.

    가게 입구, 노렝이 날리고 있다

     

    맛은 어땟어? 추천?

    이 요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스키야키와 비슷하다. 하지만 기대하는 것보다는 간장의 간이 센 느낌이 있을 수 있다. 고기를 각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조리시간을 길게 하지말고 가볍게 담궜다가 바로 먹는 게 좋다.

     

    일본요리는 한국인들에게 특히 '짜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역사가 있는 요리이고, 각  나라마다 고유의 특징이 있기에 함부로 표현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아마 이 요리는 그런 인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선택했던 3300엔 특선은 고기의 질이 정말 좋았다. 이 고기의 희생을 나처럼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너무 익기전에 재빠르게 떠서 계란 푼 것에 찍어먹어야 한다. 요령이 필요하다. 간이 조금 세다는 인상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만족했다. 다음에는 1500엔선의 런치정식도 도전 해 보려한다.

     

    총평

    오늘은 요코하마에 가면 일본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규나베집! (스키야키 집이라 해도 되겠지?)을 소개 해봤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본 고기 요리 원래 짜다! 야채랑 고기 소스에 많이 담그지 말아라!!

    3300엔 고기 고급으로 바꿔 먹을 거면 아깝지 않게 가볍게 익혀 먹자. 나처럼 간장에 쩔여서 먹지 말고.

    이런 공간에서 1500엔 점심특선 먹으면 엄청 득템한 기분일 것 같음.

     

    + 요코하마는 일본내에서 "케챱"과 함께 "나폴리탄 파스타"의 발상지이기도 하니까 그것도 먹어보시길. 이상.